최근에, 감명 깊게까지는 아니지만 고개를 끄덕이며 읽은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
(지은이 : 레이 커즈와일) 에서는 보수와 진보를 엄격한 아버지와 자상한 부모라는
두 가지 프레임으로 정리했다. 단어에서 그 느낌이 오듯이 보수가 엄격한 아버지요,
진보는 자상한 부모를 나타낸다.
엄격한 아버지는 집안의 가장으로써, 사회의 악을 많이 경험한 백전노장이다.
그렇기에 세상에 '악'이란 존재하며, 그것은 우리에게도 내재되어 있다는 것을
기본 전제로 생각하고 가족을 지키기 위해서는 강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토끼같은 아들딸이 이 험난한 세상을 이겨나가기 위해서는 그들에게 도덕성을
심어줘야 하고, 그 도덕성의 함양을 위해서는 회초리부터 채찍까지 동원되며,
그 가르침을 잘 따라오는 성실한 아이에게는 선물을 주고, 그렇지 못한 아이에게는
벌을 주어 교육하는 것이 바로 '엄격한 아버지'의 교육방식이다.
이를 현실에 적용해본다면 보수가 어떤 것인가에 대해 잘 알 수 있다.
도덕성이 잘 함양되어 성공한 아들 딸에게는 선물을 준다. (부자들에 대한 세금 감면)
반면 그렇지 못한 아이들에게는 더욱 잘 하라며 벌을 주며, 그런 아이들까지
챙기는 아이들의 어머니에겐 '아이들의 버릇이 나빠져' 라고 이야기한다.
(빈민층 및 사회의 소외계층에 대한 지원금 감소)
그런가하면 진보를 설명하는 '자상한 가족' 모델은 이 험난한 세상을 이겨낼 수 있게
강한 힘을 기르게 하는 대신에, 자식에게 따뜻한 마음으로 살아가면 세상은 평화로워진다고
교육한다. 어려운 사람이 있으면 도와야 하며, 가족은 하나라는 생각으로 뭉칠 수 있게 한다.
즉, 사회에서 소외되는 사람들을 위해 지원금을 모으고, 돈을 잘 버는 부자들로 하여금
더욱 많은 사회기여금을 내게 해서 다른 사람들을 도울 수 있게 하는 것이 그들의 기본이다.
또한 보살핌을 전제로 하기에 동성애 문제에 있어서도 자유로운 - 물론 진보에서도
종교적인 이유로 동성애에 대해 언급하기를 어려워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사람으로
보지 않는 보수에 비하면 상당히 - 편이다.
물론 사상이 여러 갈래로 퍼지듯이, 종교나 인종 문제에서 생겨나는 대립이 진보와 보수라는
두가지 견해로만 갈리는 것은 아니지만, 이것이 보수와 진보의 기본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기본 논리도 한국에서는 통하지 않나보다. 이념의 시대는 갔다며 창조적 보수를 제창한 창조한국당의 문모씨는 잠시 제쳐두더라도, 우리의 새로운 정부는 어떻게 생각해야 하나 갈피를 잡지 못하겠다.
CEO 출신으로 이념을 떠나 실용적인 잣대로 우리 나라의 경제를 살리겠다고 한 2MB.
하지만 어째 보면 볼수록 엄격한 아버지의 회초리는 더욱 많은 사람들의 종아리를 때리고,
충분히 생각할 수 있는 자식들에게까지 아버지의 목소리를 그대로 읊게 하는 것일까?
어쩌면 그들은 아버지의 경제라는 새로운 프레임을 짜 온 것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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